[SS 인터뷰] ‘풍문으로 들었소’ 이준이 말하는 한인상, 그건 이렇습니다
[SS 인터뷰] ‘풍문으로 들었소’ 이준이 말하는 한인상, 그건 이렇습니다
  • 승인 2015.05.31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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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서울TV 이현지 기자] 한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계획은 준비돼 있다. 어쩌면 엄마 뱃속에서부터 일 거다.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연출 안판석|극본 정성주)에서 이준이 연기하는 한인상이 그렇다. 한인상은 로펌 ‘한송’의 특권 인큐베이터에서 만들어진 수재다. 그런 온실 속 화초가 부모 한정호(유준상 분) 최연희(유호정 분)에게 반기를 들었다. 여자 때문에. 시청자들의 시선은 따갑다. 부모의 울타리를 포기하지 않으면서 반항만 한다. 그리고 얼마 후 끝날 도련님의 반항이란 것을 아니까. 한인상을 위한 이준의 변이다. 

“시청자들은 키워주신 부모님께 대든다고 화가 난 것 같아요. 한인상이 유산상속도 원하고 사랑도 원하니까 ‘미친 거 아니냐?’란 생각을 하시는 거죠. 한인상이 사실 착해 보이지만 한정호의 피가 99% 흘러요. 본인도 모르는 갑질의 본능이 있는 거죠. 자기도 모르게 ‘한정호화’가 되고 있어요. 나머지 1%가 휴머니즘인데 1%의 끈을 놓지 않으려고 하는 거예요. 아빠 한정호와 똑같은 99%의 괴물 아닐까요? 1%가 이 드라마를 많이 바꿀 것 같아요. 아직 다음 내용은 몰라요.”

   
 

‘풍문으로 들었소’를 28부까지 촬영하고 기자와 만난 이준은 결말에 대해 “아직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 드라마는 예측한 전개를 벗어난다. 서봄(고아성 분)이 잠시였지만 한정호의 집에 완벽 적응해 갑질의 재미에 빠질 줄은 몰랐다. 이준 역시 ‘다음’을 모르겠다고. 이준이 생각하는 한인상의 예상 밖의 행동은 뭘까?

“한강에 빠지고 봄이를 선택한 것. 사실 한정호의 피가 흐리기 때문에 결국 돈을 선택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봄이한테 가더라고요. 가출 정도가 아닌 인연을 끊은 게 놀라웠어요. 한인상 잘 살 수 있을지 걱정이에요. 사람들은 길어야 2~3년으로 보고 있어요. 전 그걸 1%의 휴머니즘으로 극복하고 싶어요. 한인상이 잘 사는 건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거죠. 아기가 있으니까 무거운 책임을 느끼고 앞으로의 생활을 이어나가겠죠. 과거에는 한정호 집에서 서봄과 함께하는 게 행복이었고, 지금은 지하 셋방이든 서봄과 함께라면 좋으니까 지금의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요?”

예상을 벗어나는 극처럼 이준 역시 예상이 불가능한 연기를 하려고 한다. 손동작 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시청자들 생각에 더 많이 생각하고 공책에 적는다. 모니터를 하면서 더 고민한다. 한강에 빠지는 장면, 액자를 깨는 장면도 그런 것 중 하나다.

“액자를 치기 전에 제가 보고 살짝 회상 잠겨요. 다른 곳을 보고 떠날 것처럼 하다가 갑자기 치거든요. 그런 연습이요. 한강에서 빠지는데 어떻게 하면 갑자기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을까? 아기인 진영이를 안을 때도 안는 각도라는지 뽀뽀는 몇 번 해야 잘 나올까? 이런 것들요. 아기가 항상 리액션이 다르잖아요. 갑자기 울면 그 상황에 대처를 해야 하고. 진영이를 관찰하고 몸, 건강상태를 항상 살펴요.”

   
 

한인상은 부와 명예를 모두 갖추긴 했다. 그런데 겉으로 보기에 ‘나 재벌이에요’라는 분위기를 풍기지 않는다. 으리으리하지가 않다. 이준 말대로 한인상은 휴머니즘이 있는 사람이다. 1%의 휴머니즘이 있어 신발도 가죽 소재는 신지 않는다. 틀에 박힌 재벌에 익숙한 시청자들은 이준이 만들어낸 ‘한인상’에 의문을 가졌다.

“재벌처럼 잘살아 본 적이 없이 없어요. 한송은 주변에서도 볼 수 없는 집안이잖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 오히려 정말 잘사는 사람들은 표시가 안 나요. 정말 굉장히 소탈할 거라고 해석했어요. 일부 시청자분들이 ‘없어 보인다’ ‘부자와 안 어울린다’ ‘부자의 걸음걸이가 아니다’라고 하셨는데 부자의 걸음걸이가 따로 있나 생각이 들지만 보는 사람이 아니라면 아닌 거죠. 하지만 계산된 것이라는 변명을 하고 싶어요.”

‘풍문으로 들었소’는 ‘아내의 자격’ ‘밀회’를 히트시킨 안판석 PD와 정성주 작가의 작품이었다. 안판석 감독은 이준과 5분여 동안 이야기를 나눈 뒤 ‘너 마음에 든다’라며 한인상 역할을 맡겼다. 그런 안판석 감독과 작업을 통해 이준은 많은 것을 얻었다.

“안판석 감독님이 저를 부르시더니 ‘스태프가 힘들어서 잘 때도 너는 자면 안 된다. 대본을 봐야 한다. 이 작품이 안판석이 연출하는 작품이지만 사람들은 너의 작품으로 기억한다. 정신 차리고 1초도 집중 안하면 안된다’라고 하셨어요. 촬영장에서 졸았던 저 자신이 작아졌어요. 안판석 감독님은 배우가 역할 맡았을 때 달인이 될 수 있을 정도로 연구하고 연습하라고 하세요. 1년에 두 작품을 하면 3년 동안 6개 달인이 된다고요. 얼마나 매력적인 직업이냐고 하시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어요.”

   
 

이준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 ‘무색무취’라는 말을 두 차례 꺼냈다. 자신과 관련된 말이었다. 28년 동안 이준이 본 이준은 무매력, 무색무취라고. 안티가 없는 이유도, 배우로 강점도 잘생기지 않은 외모라고 꼽았다. 길에서 지나가다 보면 악수를 청하는 친근함.

“사실 고등학교 때 반에 남자가 2명이 있었거든요. 제가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었죠. 대학교 때 세상을 보고 깨달았어요. 제가 안 잘생겼다는 것을요. 저는 중학교 때 얼굴이 그대로예요. 역변도 아니고 그대로 컸어요. 무색무취한 게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못생긴 역할도 할 수 있고 잘생긴 역할은…. ‘갑동이’는 잘생긴 훈남 역할이었는데 제가 연기로 커버하려고 노력했어요. 잘생겨 보이게요. 잘생긴데 가난한 역할을 하면 어울리지 않을 수가 있거든요. 부자역을 많이 하긴 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서봄과 제 역할이 바뀌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아버지 한정호를 보면서 이준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유준상의 평소 모습, 말 한마디에서 감동을 한다. 뮤지컬, 음악 작업을 하고 아들과 놀아주는 아빠다. 입대가 1~2년 남은 이준도 유준상처럼 치열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은지 물었다.

“저는 멀티가 안돼요. 그래서 유준상 선배님이 부러워요. 저는 하나를 집중해서 하고 느리더라도 한 단계씩 밟고 싶어요. 동네 걸어 다니면서 건강 찾고 밀린 잠을 자는 게 앞으로 계획이에요.”

사진=고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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